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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도수는 어떻게 결정될까 (당도, 발효, 양조기술)

by yellowit 2025. 12. 16.

와인 도수

와인을 마실 때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도수다. 와인 도수는 단순히 술의 세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포도의 당도, 발효 과정, 그리고 양조 기술 전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이 글에서는 와인 도수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단계별로 살펴보고, 왜 와인마다 도수가 다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와인 도수와 당도의 관계

와인 도수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포도에 들어 있는 당도다. 포도는 광합성을 통해 당분을 축적하며, 이 당분의 양이 많을수록 발효 과정에서 더 많은 알코올이 생성된다. 즉, 포도가 얼마나 잘 익었느냐가 와인 도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포도가 완전히 익으면 당도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도수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지역의 기후 역시 당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뜻하고 햇볕이 강한 지역에서는 포도가 더 빨리, 더 많이 익어 당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서늘한 지역에서는 포도의 성숙 속도가 느려 상대적으로 낮은 당도를 유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세계 와인이 구세계 와인보다 도수가 높은 경우가 많다.

또한 수확 시기도 중요한 변수다. 같은 포도밭이라도 수확을 늦추면 포도 속 수분은 줄고 당도는 더 농축된다. 최근에는 풍부한 바디감과 진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수확 시기를 늦추는 경우도 많아, 전반적인 와인 도수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발효 과정이 도수에 미치는 영향

포도의 당분이 실제로 알코올로 바뀌는 단계가 바로 발효 과정이다. 발효란 효모가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화학 반응이다. 이 과정에서 당분이 얼마나 완전히 알코올로 전환되느냐에 따라 최종 와인 도수가 결정된다.

만약 발효가 완전히 끝까지 진행되면, 당분이 거의 남지 않고 비교적 도수가 높은 드라이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반대로 발효를 중간에 멈추면 당분이 일부 남아 달콤한 맛을 가진 저도수 와인이 된다. 디저트 와인이나 스위트 와인이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거나 단맛이 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효모의 종류 또한 중요하다. 효모마다 견딜 수 있는 알코올 한계치가 다른데, 특정 효모는 도수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활동을 멈춘다. 양조가는 원하는 스타일에 따라 효모를 선택해 도수와 맛의 균형을 조절한다. 결국 발효 과정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도수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핵심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양조기술로 조절되는 와인 도수

와인 도수는 자연 조건뿐 아니라 양조 기술을 통해서도 조절된다. 현대 와인 양조에서는 소비자 취향과 시장 흐름에 맞춰 다양한 기술이 활용된다. 예를 들어, 발효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 효모 활동이 느려져 알코올 생성이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높은 온도에서는 발효가 활발해져 도수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알코올을 일부 제거하는 기술도 존재한다. 진공 증류나 멤브레인 필터링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기존 와인의 풍미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도수만 낮출 수 있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최근에는 저도수 와인이나 논알코올 와인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법적 기준 역시 양조기술에 영향을 준다. 국가별로 라벨에 표시된 도수와 실제 도수의 허용 오차 범위가 정해져 있어, 양조가는 이를 고려해 최종 도수를 설계한다. 결국 와인 도수는 포도밭에서 시작되지만, 양조사의 판단과 기술을 거쳐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와인 도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포도의 당도, 발효 과정, 그리고 양조 기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와인 라벨의 도수가 의미하는 바를 더 깊이 알 수 있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선택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다음에 와인을 고를 때는 도수와 함께 그 배경까지 한 번 더 살펴보길 추천한다.